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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셀 호네트의 ‘인정 질서’:인정받지 못한 사회

Updated: Oct 29


우리 사회는 미모, 재력, 학식 같은 외적 기준으로 사람을 인정한다. 그 외의 다수는 ‘보이지 않는 존재’로 밀려난다. 인정받지 못한 감정은 고립과 외로움으로 바뀌고, 그 외로움은 다시 분노로 전환된다. 기업 연구소 소장 라이언 스트리트의 연구에 따르면 외로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곱 배나 정치에 적극적이다. 타인에게 무시당한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정치는 자기 존재를 확인받는 수단, 존엄을 되찾는 마지막 공간이 된다.


악셀 호네트는 이를 ‘인정 질서의 붕괴’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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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간이 자유롭고 온전한 존재로 살기 위해선 세 가지 인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째는 사랑(Love) — 가족과 친구, 연인 사이의 관계적 인정. 둘째는 법(Right) — 시민으로서 제도적 존중. 셋째는 연대(Solidarity) — 사회 속에서 자신의 행위가 의미 있다고 느끼는 집단적 인정이다. 이 세 질서가 무너질 때 인간은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분노와 경쟁에 매달리게 된다.


오늘날의 정치 운동은 이념보다 감정의 투쟁에 가깝다. 정치인과 미디어는 자기 진영을 ‘정서적으로 옳다’고 느끼게 하고, 상대 진영엔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내러티브를 생산한다. 분노와 모욕감이 반복되는 이 구조 속에서 사회는 점점 더 비열해지고 피로해진다. 소셜 미디어의 불평등, 공동체 활동의 감소, 교회의 쇠퇴, 언론과 엘리트의 선동은 모두 인정의 결핍을 드러낸다.


호네트의 말처럼, 인간의 자유는 타인의 인정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의 거울이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인정하는 순간,

그는 우리의 시선을 통해 자신의 존엄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사회는 조금 더 인간다운 질서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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