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의 역설: 왜 우리는 서로를 밀어내는가

우리는 모두 일상 속에서 외로움과 불안을 경험한다.

2018년 무렵부터 사회적 관계가 재앙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연결성 상실’, ‘고립 위기’라는 말처럼,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관계이지만 가장 서툰 것도 관계다. 사회적 단절은 마음을 뒤틀어 놓는다.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지 않는다고 느낄 때, 사람은 자신을 사회로부터 닫아버린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는 마음은 의심으로 가득 차고, 친밀한 접촉을 두려워한다. 자기혐오와 불안의 파도 속에서 스스로 관심받을 가치가 없다고 믿으며 고독 속으로 더 깊이 잠긴다. 결국 마음은 굳어지고, 망상의 세계 속에 자신을 가둔다.

조반니 프라체토는 『친밀한 타인』에서 “외로움은 기만의 필터가 되어 세상을 왜곡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외로움은 타인을 밀어내고, 경계심과 불안을 키운다. 우리는 타인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자신을 규정한다. 하버드의 85년 장기 연구는 “관계의 질이 행복과 건강의 가장 중요한 예측 변수”임을 보여준다. 반면 WHO는 전 세계 4명 중 1명이 만성 외로움에 시달린다고 경고한다. 외로움은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우울과 중독 위험을 높인다.

작은 대화 한 번, 눈 맞춤 한 번이 고립의 필터를 걷어내는 첫걸음이다. 따뜻한 시선 하나가 마음을 녹인다. 관계는 인간의 본능이자, 우리가 다시 회복해야 할 가장 강력한 치유의 힘이다.